l D a i l y l
생애 첫 브라질리언 왁싱 후기(+일주일 후기)(+한달 후기)
이제 안하면 이상합니다(비밀>.<)
글 / 사진 쑤닌 (https://suninkorea.com)
작년엔 브라질리언 왁싱을 할까... 생각만 했었었다.
민망한 것도 민망한 거지만... "그곳"의 털을 다 민다는게... 너무 낯설고 무서웠다. 그래서 비키니 라인 정리는 면도기로 했었는데, 이게 또 몇 년 째 하다보니까 너무 귀찮고 트러블도 가끔 올라오고 림프선도 붓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해볼까?' 생각만 하고 있었는데 아는 언니랑 카톡하다가 갑자기 급 뽐뿌가 와서 그냥 물어나 보자~~ 싶어서 문의를 했는데 당일 내가 원하는 시간에 된다네??? 바로 확약하고 왁싱샵으로 향했다.
하단에 있는 왁싱샵...
심장이 벌렁거린다. 하필 4층. 떨리는 심장을 부여 잡으며 샵으로 들어섰다. 샵 내부 냄새가 너무 좋아 일단 첫인상은 합격. 피부병은 있는지, 아토피는 있는지에 대한 기본 질문지를 작성하면서 긴장감을 좀 감추려 했지만 그래도 떨린다. ㄷㄷㄷㄷ.... 원장님께서 오셔서 상담해 주시는데 절대 안아픈건 아니라고, 오히려 아픈게 맞다고 하셨다. 뿌앵 ㅠㅠㅠㅠㅠ 아픈거 싫은데, 지금이라도 포기할까? 온갖 생각이 들었지만 생리 기간 신세계를 맛본다는 유혹과, 내가 일단 지금 너무 불편해서 결국 결심하고 화장실로 향했다.
나는 마침 원피스를 입어서 다른 치마는 빌려 입지 않아도 됐다.
왠만하면 본인 원피스 입고 가세요. 집에 가실 때 고래 잡은 거 마냥 어기적 어기적 걸어 가야하니 원피스가 편합니당...ㅋ.ㅋ 여튼 시술 부위(?)를 깨끗이 씻고 떨어질 것 같은 심장을 부여잡고 시술실로 향했다. 편안하게 누워 굴욕을 맛 볼 차례. 발바닥은 붙이고 다리는 벌려 다이아몬드로 만들어 시원한(?) 자세를 만들어 주시곤 원장님께서 말씀하셨다. "저는 이게 일인 사람이에요. 어제도 보고 오늘도 보고 내일도 보니 민망해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래, 일이니까... 이것은 일이다... 주문을 걸었지만 너무 부끄러워 눈을 감았다. 시원한 선풍기 바람이 다가오면서 따뜻한 왁싱제형이 은밀한 곳에 올려졌다. "뜨거우시면 말씀하세요~"라는 멘트와 함께 뜯기 시작하는데, 수치 따위는 잊혀질만한 아픔이었다. 먼저 언덕 주위를 뜯으신다. 모가 굵고 숱이 많을 수록 아프다고 하셨는데 이거는 워밍업이라고... 진짜 아팠다. "저는 주저하지 않을게요. 좀 쉬고 하면 더 겁나고 아파하셔서 시간만 오래 걸리고 스트레스만 받지 더 힘들어 하시더라구요." 아니요... 저는 좀 쉬고 싶은데요...? 중간 중간 마음의 안정을 찾는 타임 따위는 오지 않는다. 오히려 중요 부위 주위가 덜 아팠다. 그러면서 제일 무성한 오늘의 하이라이트 언덕에 따뜻한 것이 올라오는데 벌써부터 긴장된다. 얼마나 아플까? 으윽... 진짜 줠라 아파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눈물나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진짜 작작하세요!!! 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튀어나왔지만 이를 악물고 참았다. 다리가 움찔 움찔 했지만 나의 강인한 정신력으로 모으지는 않았다. 부끄러움? 민망함? 수치심? 이 아픔에 비할 바가 아니다. 어서 빨리 끝났으면 하는 마음... 어느새 이제 아랫부분과 언덕부분은 거의 다 끝났다. 눈을 감고 있어도 잔털 밖에 안남았다는 느낌이 온다. 이제 하얀 백열구의 스탠드를 켜고 족집게로 남아 있는 털들을 꼼꼼하게 뽑아 주신다. 너무 크나큰 아픔이 짧은 시간 안에 폭풍처럼 휘몰아 쳐 이게 꿈인가 싶었다. 의아함과 동시에 밀려오는 피로감... 몸이 너무 피곤하다. 공포와 고통으로 몸이 너무 긴장한 탓이렸다. 내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려고 이걸 한다고 했을까...? 산부인과에서도 이렇게 뚫어져라 보진 않았는데, 생판 남이 하얀 불빛의 스탠드 아래, 내껄, 유심히, 그것도 꼼꼼하게 보고 있다고 생각하니 만감이 교차했다. 이걸 감안할만큼 그렇게 편하다고? 온갖 생각이 들 무렵 자세를 바꾸어야 한다. 무릎을 붙이고 가슴 쪽으로 끌어 당기는... 그 아기들 똥기저귀 갈 때 엄마가 다리 들어올리고 닦아 주는 그 자세... 또르르륵....ㅠㅠㅠㅠㅠㅠㅠㅠ 이번껀 또 얼마나 아플까 좌절하고 있을 타이밍에, "훨씬 덜 아플 꺼에요~"라는 구원의 한마디. 아니나 다를까 정말 훨씬 덜아팠다. 그리고 또 족집게 타임............. 이 족집게 타임에 진짜 현타온다. 그래도 편안한 나의 수영 라이프를 위해 멘탈을 붙들었다.
"다 끝나셨어요~ 수고하셨습니다~"
원장님이 수고하셨죠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거울을 하나 들려주신다. 한번 보라는 뜻. 으악 이게 뭐야!!!!!!!!!! 생닭이다 ㅠㅠ...... 민머리다... 대머리야............... 깜짝이야...............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뿌애애애애애애앵 놀랬어요... 낯선 모습이다. 엄마 뱃속으로 들어간 느낌이라는게 이런거구나. 약간 빨갛게 부어 오르긴 했다. 붓기는 하루 지나면 가라 앉으니 걱정할 정도는 아니라고 하셨다. 어흑 이상해. 결제를 하고, 관리할 바디 스크럽제도 구매하고 집으로 가는 길. 앞서 말했다시피 고래사냥 한 거 마냥 어기적 어기적 걸어 갔다. 으앙.... 가서 일단 피부 진정을 위해 알로에 젤을 듬뿍 바르고 드러 누웠다. 힝힝....
+) 1일차 후기
붓기는 가라 앉았다. 비데 할 때, 쉬야할 때 낯선 느낌이긴 하지만 훨씬 깔끔한 것 같다.
+) 일주일차 후기
3일 후 였나? 왁싱샵 원장님이 카톡으로 스크럽 해야할 시기를 알려 주셨다. 사실 처음엔 너무 낯설고 부끄러워서 편함을 느끼지 못했었는데 정말 압도적으로 편리하다. 특히 나는 매일 수영장을 가니까 수영복을 입을 때 마다 감탄을 금치 못한다. 매번 삐져 나온게 있나, 혹시나 자란게 있나 체크하고 여성용 면도기로 밀어서 가끔 잘못 밀면 따갑기도 하고 했는데 전혀 그런게 없다. 밝은 색 수영복을 입으면 약간 곱슬곱슬(?)한 티가 났는데 그런거도 없어 보기도 좋다. 스크럽 잘 하고, 얼굴에 크림 바르고 손에 남으면 민둥머리 부분에도 잘 발라주고 있다. 그냥 레이저로 지져서 다시는 안나게 하는 것도 좋을 듯.
+) 한달 후기
털이 좀 자라났다. 예전보단 부드럽지만 그래도 털이 고개를 내밀었다. 안녕 오랜만이지? 수영복을 입으면 보일 것도 같아 4주만에 바로 예약을 했다. 생리 시기가 겹칠 것 같아 피임약을 먹고 진짜 딱 4주, 아니 3주하고도 6일 만에 갔다. 나는 많이 자랐다고 갔는데 사장님이 아직 많이 자란 상태는 아니니 다음엔 7주 후에 오라고 했다. 재왁싱은 훠~~~~~~얼씬 덜아팠고, 대신 족집게로 뽑는게 많았다 ㅠㅠ 나는 나름대로 스크럽도 하고 수분크림도 바른다고 발랐지만 제대로 된 관리는 하지 못한 듯. 사장님이 수분크림을 더 열심히 바르라고 말씀해 주셨다. 팬티에 묻을까 좀 찝찝해도 얼굴에 바르는 것 마냥 듬뿍 듬뿍 발라야 하는 듯.
궁금하신 점 있으시면 댓글주세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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