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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야학 봉사는 어떠세요?

suninkorea 2021. 12. 27. 11:09

l D a i l y l

 

 

 

야학봉사

뜻깊은 인생이 되는

 

 

 

 

글 / 사진 또니(https://suninkorea.com)



2021년도 이렇게 후딱 지나갔다.

낼 모레면 2022년이네? 2022년 목표나 버킷리스트를 하나하나 생각할 때... 나도 해야 하는데... 2021년을 되짚어보니 가장 뜻깊었던 야학봉사를 했던게 기억난다. 지금 생각해도 뿌듯! 자랑할만하다!!!

원래 6개월 이상 장기적으로 봉사가 가능한 분을 뽑지만,

나는 지원할 때 부터 3개월밖에 못한다고 그래도 괜찮다면 연락주시고 안된다면 포기한다고 말씀을 드렸었다. 미리 말씀드렸기 때문에 4월~6월까지 딱 3개월만 할 수 있었다. 간략한 면접 후 참관수업을 하고, 원래 다른 선생님들 앞에서 시강도 해야하는데 코로나로 인해 시강할 기회는 없었다. 그러고 바로 첫수업. 학원 선생님을 2년 정도 했기 때문에 긴장이 안될꺼라 생각했지만 코찔찔이 애기들이 아니라 연륜 가득하신 어머님들 앞이라 단독 첫수업때는 긴장했었다.

 

영어로 지원했지만 국어선생님이 없어서 나는 국어를 담당했다.

맡은 반은 초여름반으로 초등학고 3~4학년 수준이라고 하지만 연륜이 있으셔서 그런지 습득력이 훨씬 좋으신 듯. 국어를 해드리긴 하지만 영어에 대한 열정이 있으셔서 영어도 같이 설명해달라고 하신다. 이중 모음을 어려워하셔서 영어 단어랑 같이 적어드리니 만족하셨던 기억.

 

매일매일 수학 숙제를 하시고

헷갈리는건 좀 봐달라고 하신다. 미적분 같은 대단한 수학지식이 필요한게 아니라 단순 연산이므로 틀리지 않고 봐 드릴 수 있는 부분이었고, 다른 어머님들도 ㅇㅋ 하시면 같이 봐드림. 국어는 매일 공부가 끝나고 받아쓰기를 한다. 진짜 타이트하게 하는게 아니라 어머님들 기살려주기 프로젝트이기 때문에 "잘하십니다!! 잘하고 계세요!! 헷갈리셔도 한번 써보세요! 제가 봐드릴게요!!!" 외치면서 독려해야 한다. 어머님들은 뭔가 틀리는거에 대한 굉장한 두려움이 있으셨다. 대신 질문은 엄청 잘하심. 조금 안면을 트고 적응을 하시니까 모르는 부분에 대해 명확히 말씀해주시고 질문을 자주 해주셔서 수업하기 수월했다.

 

마치면 대깜깜한 밤...

라섹 후유증으로 빛번짐이 심하고 안구 건조증으로 눈알이 빠질 거 같았던 적도 많고 날씨가 안좋을 땐 퇴근 후 야학봉사하러 가기 싫었던 적도 있었다. 없다면 거짓말이지... 그래도 하고나면 뭔가 내 자신이 괜찮은 사람이 된것 같아서 보람찼다.

 

마지막 수업.

소소하지만 어머님들 선물도 준비하고, 마지막 수업 주제는 어머님들이 어머님들의 엄마에게 쓰는 편지로 했다. 수업하다가 울컥했넴 ㅠ.ㅠ 어머님들 사연은 각기 다르지만 보통, 오빠나 남동생들의 공부를 위해 뒷바라지 하다가, 결혼하고는 남편 뒷바라지, 그다음엔 자식 뒷바라지 때문에 본인 이름도 한번 못써보고 세월을 보냈다고 하셨다.

야학봉사를 생각하게 된 동기는

개인적으로 독립운동가분들께 부채감을 항상 느끼고 있어서 독립유공자 후손분들을 위한 모금이나 마라톤은 꾸준히 참여를 해왔다. 그런데 그분들이 한글도 못배우셔서 사기를 당한다거나 폐지 줍는 일밖에 못한다는 글을 인스타 돋보기에서 우연찮게 봤고, 그리고 직장과 그나마 가까운 금정열린배움터에서 마침 교사를 모집한다는 공고를 우연히! 봤다. 그래서 지원했다. 엄청 골목에 있고, 주차장도 따로 없고, 퇴근 후 하는 활동이라 너무 피곤했지만 그래도 수업을 끝내고 집에 가서 씻고 누우면 내 자신이 굉장히 대견했다. 이맛에 봉사활동을 하는듯! 요즘 유퀴즈나 이런데 간간이 야학봉사 하시는 분들의 사연이 나오는데 어려워 생각말고 시작이 반이라고 그냥 해볼게여!! 하고 시작하면 된다.

 

▲허락 받고 올리는 금정열린배움터 홍보 포스터

봉사활동을 하면서 우리 부서 인턴학생과 우연히 마주쳤다.

1년이 넘었다고 하더라. 인턴일을 하면서 본인 용돈은 벌어쓰고, 또 주말엔 이렇게 봉사활동도 하고... 넘나 기특한 아가 같으니라고 ㅠ 다른 야학 선생님들과 이야기를 해보니까 압도적으로 대학생이 많았고, 휴학 후 공무원에 합격해서 임용 유예를 신청해놨는데 시기가 떠서 봉사활동을 하러 온 선생님, 사범대 학생이라 일반 입시학원에 돈벌면서 하는 것보다 더 뜻깊은 일을 고민하다가 야학봉사를 하시는 선생님, 중앙동에서 퇴근 후 봉사활동을 하러 오시는 선생님... 각기 다른 이유로 봉사활동을 하시지만 요즘같은 시기에 돈도 안받고 봉사를 꾸준히 하신다는게... 짧게 했던 나로서는 너무나도 대단해보였다. 새로운 2022년, 새로운 버킷리스트가 필요하다면 야학봉사는 어떠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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