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 T r a v e l l
꼭두새벽부터 시작한 해인사에서의 하루
새벽 3시 50분에 눈을 뜨다니
글 / 사진 또니 (https://suninkorea.com)
▼▼▼해인사 템플스테이 첫째날▼▼▼
# 3시 50분에 눈을 뜨다...
아... 시계를 보니 새벽 3시다...
옆방의 누군가가 맞춰 놓은 알람 소리에 잠에서 깼다. 일어나기 싫어 한시간을 뒹굴거리다 3시 50분에 겨우 몸을 일으켰다. 세수와 양치를 하고 밖에 나갔더니 사람들은 이미 떠났다. 가는 길이 어두워 굉장히 무서웠지만 설마 절에서 무슨 일이 나겠어라는 생각에 무서움을 참고 예불 하는 곳까지 뛰었다.
잠을 무릅쓰고 새벽예불을 드렸다.
아직 이른 새벽이라 쌀쌀하기도 하고 아주 어두웠다. 어두움 속에 불빛이라니... 라섹 후유증으로 빛 번짐이 심해 너무 힘들었다 ㅠ.ㅠ... 라섹 하실 분들 진지하게 고민 한번 해보세염... 딱 3년 전부터 심하네여....
공양 전 까지 시간이 잠시 남아 절 주위를 돌았다.
대적광전 바로 옆 출구로 나가면 샛길이 있는데 '용탑선원'이란 곳이 있다. 다 대리석으로 되어 있어 아주 비싸 보인다. 아마도 누군가의 기부로 이루어졌겠지...
뜨끈한 호박죽으로 아침 공양을 한 후 입구까지 내려가 보았다.
# 합천 해인사 탐험
이른 아침, 아니 새벽이라 관광객은 거의 없었고 주위는 자연의 소리로 가득했다.
해인사 안에 있는 학사대다.
최치원 선생의 지팡이가 지금까지 살아 있는 것이라고 한다. 해인사를 나와 바깥길로 걸어 나갔다.
해인사 입구에 있는 '영지'라는 연못이다.
해설을 보니 가야산 정상이 비친다고 한다. 열심히 들여다 봤지만 질끈 묶은 내 똥머리 밖에 보이지 않았다...^^;
진짜 해인사 메인 입구다.
요렇게 귀엽게 사람들이 돌탑을 쌓아 놨다.
아슬아슬하지만 그래도 잘 세워져 있으니 아마 모두들 잘 될거다.
첫번째 나오는 건물(?)에는 소원나무가 있다.
많은 사람들의 소중한 소원들이 차곡 차곡 쌓여 아름드리 소원나무를 만들었다. 많은 수가 공무원 시험 합격에 대해 간절히 바라고 있다. 한때 공부를 해 본 사람으로서 지극히 개인적으로 정말 아쉬운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똑똑한 사람들이 다들 공무원 시험 하겠다고 젊은 날을 학원에 다 갖다 바치고 있으니...ㅠㅠ 재밌는게 얼마나 많은데... 흑흑흑 나는 "돈걱정 하지 않고 하고 싶은 일 하면서 평생 놀고 먹게 해주세요!"라고 빌거다.
기와에 소원 적는 것도 있었다.
요건 장당 10,000원. 아마 백색 국가 선포 전에 적어 놓은 글귀겠지? 일본은 원래 극혐한 터라 학교 다닐 때 발표하러 갔던 거 빼고 내돈 쓰고 가는 일본으로의 여행은 단 한번도 하지 않았다. 일본 불매운동 전에도 퍼펙트휩 안쓰고 유니클로 대신 탑텐 갔다, 늘. 사람들이 너무 무분별하게 역사는 잊고 아무런 생각 없이 일본을 소비한 거라 생각했다. 다 같이 할 수 있으니 잘된 일이렸다!!!
# 스님과의 차담
이른 아침이라 찬 기운이 아직 가시지 않았지만 찬물만 나오니 별 수 있나, 찬물 샤워를 해야지.
수양의 과정이겠지. 드라이기도 없어 선풍기로 말리다가 방 앞 평상에 대(大)자로 누웠다. 차가운 바람이 온몸을 훑었다. 잠이 오지 않을 정도로 쌀쌀했지만 나도 모르게 잠에 들었으나 시끄러운 소리에 잠에서 깼다. 단체 여행객이 온 모양이다. 다행이다. 덕분에 어제 예약해 둔 스님과의 차담에 늦지 않겠다. 안내 용지에는 분명 목, 금요일 템플스테이 투숙객을 위하여 스님과의 차담이 준비되었다고 했지만, 어째서인지 내가 묵었던 화요일 아침에 차담을 해주신다고 하셨다. 시간은 9시 30분.
정갈하게 준비되어 있다.
다도실에 앉아 스님과 마주했다. 눈빛으로 모든 걸 안아 주실 것 같은 인자한 느낌의 비구니셨다. 자기 소개를 마치고 스님께서도 소개를 해주셨다. 지인스님 이시고, 슈퍼맨이 돌아왔다의 삼둥이가 템플스테이 했을 때 담당 스님이라고 하셨다. 여기서 다 뵙네요 스님. 최근 퇴사한 얘기를 하며 교수들의 인격 모독과 언어 폭력에 지쳤다고 말씀 드리니 그들이 내뱉은 말을 내가 담지 않고 튕겨 낸다면 그들의 문제가 될테니 마음속으로 받아 들이지 말라고 하렸다. 맞아요 스님... 알아요... 알지만 실천하기엔 제 그릇이 모자랍니다.... 아직 경험치가 많이 많이 부족합니다. 그래도 따뜻한 눈빛고 코 끝에 전해져 오는 뽕잎 차의 구수한 냄새가 "다 괜찮아." 토닥여 주는 것만 같았다. 짧지만 소중한 시간이었다.
# 해인사 기념품샵
오전 11시 15분에 있을 점심 공양을 기다리기 위해 기념품 샵으로 향했다.
부모님께 사드린다고 전화 드리니 염주는 너무 많다고 아무것도 사오지 말라고 하셨다. 대신 동생걸 하나도 못줬다고 사오려면 동생껄로 사오라고 하셨다. 오키욤~ 동생것, 내것, 그리고 요즘 제일 친한 언니것도 사려니 넘나 비싸 진짜...ㅠ.ㅠ... 퇴직금으로 때우지 뭐 ㅋ.ㅋ 일단 질렀다. 띠별 팔찌! 예쁘담 헤헤
글이 너무 길어지니... 2부는 다음글에...
'KOREA' 카테고리의 다른 글
포스트 코로나 시대, 사회적 거리두기가 가져온 새로운 문화 '카크닉'. 부산 근교 카크닉 장소 추천! 녹산 고향동산(+카크닉 용품 추천) (1) | 2021.05.16 |
---|---|
포스트 코로나 시대 나들이 장소, 양산 법기수원지 (1) | 2021.05.14 |
템플스테이 3일차 - 소름 끼치는 경험을 한 해인사에서의 마지막 날, 그리고 해인사 팔만대장경(+템플스테이 후기) (0) | 2021.05.14 |
템플스테이 2일차 2부 - 고운 최치원 선생과 함께 가야산 소리길을 거닐다 (0) | 2021.05.14 |
템플스테이 1일차 - 부산에서 경남 합천 해인사까지의 꼬불꼬불한 여정 (0) | 2021.05.13 |